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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이것저것/내 생각 & 정보

일본의 새로운 소비 문화 '인스타바에' (with AISAS & Meme)

by とらい 2017. 9. 20.

 

일본은 지금 인스타바에(インスタ映え) 세상

 

AISAS와 Meme을 빼고 말할 수 없지~

 

 

우연히 일본의 웹사이트를 둘러보다가 생소한 단어를 발견했습니다.

'인스타바에(インスタ映え)'라는 신조어인데요, 인스타그램과 샤신바에(사진발)라는 두 단어를 합친 거라고 합니다.

 

 

 

혹시나 싶어서 국내 포탈에서 검색을 해보니, 마케팅을 하는 분들은 이미 이 현상에 대해서 많이 언급을 하셨더군요. 제가 마케팅 전문가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현상 같아서 조사를 조금 해보니, 마케팅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업무를 한다면 현 시점에서 알고는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장황하지만, ‘인스타바에와 관련해서 조금 끄적여보려 합니다. 인스타바에로 접근을 하려면 먼저 소비자의 행동과 관련한 두 가지를 알아야 하는데요.

 

 

하나는 소비자의 구매 행동 패턴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인터넷의 보급과 SNS 활성화 및 유저가 급성장하면서 소비자의 구매 행동의 패턴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AIDMA ▷▶▷ AISAS

 

 

 

눈에 보이는 것들 중 흥미가 가는 제품을 기억했다가 필요할 때 구매를 하는 게 이전의 패턴이었다면, 이제는 그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각종 정보를 찾아서 비교 & 분석을 하고 구매를 한다는 건데요. 게다가 내가 구매한 그 제품의 정보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를 한다는 점이 또 하나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궁금해할 정보를 공유하는 소비자들이 있는가 하면, ‘자랑을 하기 위해서 또는 인터넷 상의 그들과 동질감을 얻기 위해서 공유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필요해서 구매한 제품을 공유하는 게 아닌, 공유(또는 자랑)하기 위해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Meme ()

  

밈이란 문화 전달에 있어서 중간 매개물 역할을 하는 단위, 양식, 유형, 요소의 모든 것을 칭한다고 하는데요. 사회 속에서 문화 정보가 유전자처럼 퍼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케아(IKEA), 슈프림(Supreme) 등이 밈을 활용한 마케팅을 잘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케아의 경우, 미드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키트 해링턴(존 스노우 역)이 속한 나이트 워치의 털옷이 이케아의 러그로 만들었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면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슈프림은 뻔뻔하게도 (콜라보 형식으로) 다른 브랜드가 만든 제품을 따라서 만들기도 하고, 의류나 잡화로 인식하기 애매한 제품들(벽돌, 지폐를 쏘는 총, 칼 등)을 만들어내면서 슈프림 매니아들을 유혹하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케아 러그]

 

[슈프림의 장난이거나 전략이거나]

 

이케아의 설명대로 러그를 구매하고 잘라서 드라마 의상을 만들고 그 사진을 SNS에 공유하고, 쓸 데 없을 것 같은 (의류를 제외한) 슈프림의 각종 아이템을 구매해서 자랑하듯 SNS에 공유한다는 건데요.

 

이런 행동은 필요해서 구매를 하는 게 아니라, 공유를 위해서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이고, SNS에 활발히 공유를 하는 행동으로 해당 브랜드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인스타바에(インスタ映え)

 

현재 일본의 인스타바에상품은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서비스와 장소까지도 포함이 되는데요.

 

 

 

[meiji THE Chocolate]

 

메이지의 더 초콜릿(THE Chocolate)은 기존 제품보다 월등히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제조사의 목표치를 일찌감치 초과하는 어마어마한 실적을 올리면서 SNS에서도 인기 아이템으로 유명합니다. 포장부터 초콜릿의 알몸까지 섬세하게 신경을 쓴 효과를 본 것이죠.

또한 포장지를 재생산(리폼)해서 자랑을 할 수 있는 제품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싶은데, 더 초콜릿이 그걸 해냈습니다.

 

 

 

 

입보다 눈이 즐거워야

 

일본의 야키니쿠하면 여성분들은 연기, 냄새, 기름 등 부정적인 부분이 먼저 떠올라서 기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 또 인스타발로 그런 단점들을 상쇄시킴은 물론, 여성 고객과 매출을 동시에 잡은 야키니쿠 식당이 있습니다.

 

뉴욕의 카페 같은 실내 분위기와 고급스러운 디저트와 와인으로 여성 고객의 유입을 늘린 숙성 야키니쿠 니쿠겐(熟成 肉源) SNS용 메뉴로 여성 고객의 유입을 늘린 야키니쿠 쿠로바라몬(バラモン)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숙성 야키니쿠 니쿠겐]

 

[야키니쿠 쿠로바라몬]

 

딱 요 사진들만 봐도 왜 인스타바에좋은 곳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지 아시겠죠?

 

이것 뿐이 아닙니다.

 

도쿄에는 공간(아케이드) 자체를 인스타바에에 최적화 한 곳이 등장을 했는데요. 신주쿠역 앞의 고가도로 아래에 자리를 잡은 사나기(サナギ)라는 공간입니다.

 

 

 

 

 

 

인테리어도 메뉴도 인스타발좋은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요. 화려한 색감의 조명, 소품, 집기, 음식들이 SNS 유저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음식의 맛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맛있는음식을 먹으러 찾는다기 보다 맛있어 보이는혹은 그저 예쁜음식을 즐기는 게 목적이니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을 듯.

 

우리나라의 제조 & 유통업체들도 SNS 유저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 하지만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개인 SNS를 통한 마케팅 방식과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공유를 위한 구매를 하는 건 엄연히 다를 텐데요.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인스타발좋은 인기 상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오오오! 이거 인스타발 죽이는데?”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워질지도 모르겠네요.

 

마케팅을 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현상을 꼭 주목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미 많이들 아시겠지만…)

 

아하인스타발 좋은 얼굴로 태어났어야